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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이 아니라 '미모의 女간첩' 인거다...






합동수사본부가 27일 발표한 북한의 직파 여간첩 사건을 계기로 보수진영의 '안보 공세'가 전면화 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들과의 접촉, 한·중·일을 오가는 간첩 행각, 대북 정보요원 살해용 '독침' 소지 등 '드라마' 같은 줄거리에 '미모의 30대', '군 장교와의 애정 행각' 등 자극적 소재가 소상히 공개되면서 언론은 '한국판 마타하리 사건', '성로비 여간첩 사건' 등으로 제목을 뽑아내고 있다. 이 같은 언론 보도에 힘입어 보수진영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간첩이 잡혔다'는 틀짓기로 이 사건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려는 눈치다.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이 안보의 '잃어버린 10년'으로 쉽게 연결된다. 모두 '좌파정부 10년' 비판으로 통한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며칠 전부터 '드디어 10년 만에 간첩이 잡혔다더라'라는 말을 들었는데 전모가 밝혀진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판 마타하리라고 하네', '김현희보다는 못하지만 신아무개보다는 인물이 빼어나 미인계로 군정보를 빼냈다네' 며칠 전부터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의원은 "우스개 소리로 '요즘 한국사회에서는 나 간첩이라고 명함에 써갖고 다녀도 된다'는 말까지 나돌았을 정도로 우리 안보와 보안 상황이 무방비상태였다"며 "여간첩이 하는 수상한 강연을 우리 군인이 들었다니 참 상상만 해도 기가 찰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대변인도 "지난 10년 간의 김대중, 노무현 정권동안 처음 적발된 간첩사건"이라며 "그간 국내에 간첩이 활동해 왔었다는 증거로서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대남전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백일하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도 어디에선가 암약하고 있을 위장간첩들에 대한 색출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보수진영의 '구멍 뚫린 안보 10년' 주장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공안 사건과도 맥이 닿는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국보법 혐의로 긴급 체포된
오세철연세대 명예교수 사건과 관련해 "좌파정부 10년 동안의 보호 속에서 경계를 넘어서 기업을 국유화하고 소비에트를 목표로 하는 조직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공안당국 관계자들이 밝힌 '10년 만에 처음 적발된 간첩사건'이라는 단정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 2006년 9월 북한 당국이 공작원을 곧바로 남한으로 침투시킨 '직파간첩' 정경학 씨가 구속 기소돼 그해 12월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한 2006년 발표된 '98년 이후 연도별 간첩 검거실적'에 따르면 국정원은 98년부터 2005년 7월까지 '고정간첩 9명' '우회침투간첩 24명' 등 총 33명의 간첩을 검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 : 프레시안


도데체... 어디를 보고 '미모의 여간첩' 이라는거냐...

 

 

그냥 간첩이 아니라 '미모의 여간첩' 이 검거되었다. 일심회사건 이후로 또다시 한여름의 낮더위 만큼이나 온라인을 들끓고 있다. ... 이번엔 '한국판 마타하리' 라는 자극적인 문구까지 등장한걸 보니 막 끝난 올림픽(올림픽 2부 페럴림픽이 아직 남아있다는걸 사람들은 몇이나 알까...)으로 날로먹은 언론사들의 무분별한  관심끌기의 공세가 시작되나 보다. 촛불이후로 온라인상의 패싸움(좌빨과 수구꼴통?)은 올림픽특수를 맞아 다소 소강상태였으니 어서 빨리 꺼져가는 잿더미에 기름을 끼얹고 싶은 마음이야 오죽하겠냐마는 지금의 시국이 가히 심상찮으니 어느 누가 총대를 매랴... 하지만, 여기저기 삐죽삐죽 반쯤 들이미는 대가리들은 나 잡아가쇼~ 하는 간큰놈들이 아니고 무엇이랴... 어떤 쪽에서는 좌파정권 10년이 간첩을 키웠다 라는 식으로 전 참여정부를 비난하기도 하고, 또 한쪽에서는 범불교계 행사의 물타기, 혹은 현정부의 조작설 까지 들고 나온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은 여전히 식을줄을 모른다.

 

참 우습다. '미모의 여간첩' 이라고 하면, 영화 '쉬리' 처럼 아릿따운 긴 생머리의 잘 차려입은 오피스레이디가 길죽한 PSG(저격총)를 들고 있는 모습을 연상하는건 다소 억지일까. 영화속의 스파이들은, 특히나 여성스파이들은 참 이쁘다(안이쁘면 영화냐...). 주위엔 언제나 멋진 남자들이 들끓고,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가질수 있다.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운동신경, 섹시한 몸매에 서툴지 않는 메카니컬 스킬(영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검거된 '미모의 여간첩 원정화'씨는 뭔가 좀 스타일이 안나온다. 스파이가 된 계기가 북에서 아연을 훔치다가 잡혀 그 절도죄의 무마조건이었다고 한다(남파군사훈련은 15살때부터 했지만, 이후 다치는 바람에 제대를 했다고 한다). 이후 첩보활동의 자금조달을 위해서 남성 성기능 향상의 이북산 '비아그라'를 판매하기도 하고, 북에서 공작금으로 문어같은 농산물을 받기도 했단다.

 

어쨌던 북한의 실정이 그러하니 어쩔수 없다지만, 더 우스운건 그 내용이나 압수품들을 자랑스럽게 버젓이 언론에 공개하는 우리나라 공안경찰들이다. 이미 두달전에 체포해서 조심스러운 사안인것 처럼 엠바고를 걸더니 이제와서 갑자기 공개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그동안 증거수집과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겠지만, 공개시기가 왜 하필 범불교계 행사와 맞물렸을까. 그리고, 그냥 여간첩사건이 아니라 '미모의 여간첩' 사건이라고 보도하는 것이며, 그 간첩이 북으로 빼돌린 기밀의 위험성과 그로인해 국가에 끼칠 영향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어느장교를 만나 성로비를 했고 얼만큼 예쁘고 누구누구를 유혹했는지 하는 얘기들만 우후죽순처럼 공개하는 것 역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유치찬란 하다.

 

참고할만한 글 같아서 링크 겁니다. 이글루에서 퍼왔습니다. 간첩체포 보도는 명백한 자충수

 

가만히 돌이켜 보건데... 왜 하필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 걸까...

MB정부가 들어 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여름의 땡볕보다 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웠던 사건들을 나열해 보자.  '미국산쇠고기 파동' '초불집회' '백골단부활' '금강산 피격사건' '독도영유권분쟁' 'KBS정연주 사장 해임 및 언론장악의혹' '사노련의 오세철교수구속' '여간첩 원정화검거'...  이 모든것이 2008년 여름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MB정부는 참여정부가 싸질러 놓은 똥을 자신이 치우고 있다는 투로 변명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때보다 더 나아진건 없거니와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질뿐이라는 것은 이미 체험하고 있는 사실이다. MB정부는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내년말쯤은 경기가 살아날것'이라며 '국민들에게 1년만 참아줄것' 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경제판탄의 위기사항을 국민들에게 떠맡기는 셈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유명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매출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 봉착에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직도 모를까.

 

여전히 우리는 순진한 백성이다. 전쟁의 위기가 닥치면 호미라도 들고 나라를 지켰고, 경제위기가 닥치면 금을 팔고 불을 끄고 보리를 삶아먹기도 했다. 국민성은 위대하다는걸 우리는 그동안 맹목적이게도 배워 온 것이다. 우리나라 영화시장이 흔들리면 앞다투어 국산영화만을 골라보는 국민성을 발휘하고(우리나라 영화보다 재미있더라... 라는 말은 매국노로 치부하는 재미도 쏠쏠히...), 대기업과 외국회사가 싸질러 놓은 기름때문에 국민모두가 스스로 청소 캠페인을 벌였다. 독도도 마찬가지다. 헛물이나 켜는 정부를 대신해 국민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독도광고를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저 높은 곳에서 더욱 더 옹박한 성을 쌓고 있는 높으신 양반들이 뒷거래를 하고 밤문화의 질펀한 쾌락에 빠져있을때 국민들은 덜먹고 덜켜고 더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구한 역사를 여전히 자랑할수 있는 건 이 모두가 배고픈 시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뒤진다' 라는 논리로 버텨온 순진한 백성들의 덕분인것이다.

 

 '미모의 여간첩' 원정화사건은 국민들에게 아릿따운 미모 보다는 그 위험성과 구멍뚫린 방첩의 문제점을 먼저 알려주어야 하는것 아닌가. 그냥 '성로비를 일삼은 아릿따운 여간첩 하나를 잡았다.' 라는 식으로라면 인터넷 곳곳에 흘러다니는 포르노 보다 더 자극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랴... 지금껏 우리는 안보국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거만하게 고개를 쳐들고 '던지는거나 받아 먹으렴' 하는식의 수사공개를 보면서 우리는 '잘 속아넘어가는 순진한 국민' 으로 살아가는지 모른다.

 

가끔은 질기고 무식한 백성이 되어도 괜찮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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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덜덜.....





 


 


아이들의 체벌에 대해서...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어서...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어서... 라는 글을 읽고.

제 네이버블로그에 있는 글을 옮겨왔습니다.
'습니다' 가 아니라 '이다' 로 끝나는 문장들에 오해를 일으키지 말아 주세요.

체벌이란게 요즘 와서 많이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386을 살던 우리들에겐 그저 익숙한 일상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시대를 살아 온 나조차도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에서는 손바닥 이외는 맞아 본적이 없는것 같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참 많이 맞고 자랐다. 그렇게 많이 맞고 다녔지만, 우리는 선생님을 고발하지도 않았고 부모에게 고자질도 하지 않았다. '사랑의 매' 이기 때문이다. 매끄럽게 다듬어져 있는 작대기에는 또렷하게 '사랑의 매' 라고 새겨져 있다. 우리는 매를 맞는게 아니라 사랑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그저 매맞는 일이 학교일상의 익숙한 행위였다.

 

내 기억의 속의 그 '사랑의 매' 는 솔직히 사랑도 아니었고, 고통도 아니었다. 그저 불쾌감이라든지 무저항에 대한 유희라고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 신념과 이상이 꽉 차지못한 어린 학생이었고, 교사라는 직분은 우리들에게 모든것이 가능하고 완강히 거부할수 없는 거대한 존재였기 때문에 그 '사랑의 매' 가 단지 학교라는 특정 장소에서만 가능한 익숙한 행위로서 정당화될수 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그것은 그저 항거할수 없는 존재에게 가해지는 유린일 뿐이었고, 그 달콤한 쾌락을 우리는 군대라는 특정장소에서 맛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건 좀 극단적인 표현이다.

 

위에 말처럼 그 '사랑의 매' 가 유린이었다는 나의 표현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을것 같아서 몇자 더 덧붙인다.

나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폭력을 미화시키는 행위는 용납이 안된다는 주의다. 특히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더더욱이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까지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스펀지같은 존재이다. 한방울 물을 떨어뜨리면 흔적도 없이 흡수하는.... 그런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른들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과 책임론을 판단하게끔 한다는것은 너무 난해한 일이 아닐까? '잘못했으니 맞아야 한다' 라는 어른들이 만들어 낸 비 정상적인 정의로움을 아이들은 고스란히 흡수해서 어서 빨리 어른이 되어야지 라는 영악한 꿈을 품게 만드는 것이다. '어느정도의 체벌은 필요악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자신의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물리적인 데미지를 겪었다고 생각해도 그렇게 말할까? 학교가 아닌 다른곳이라면?

 

'체벌'은 곧 '폭력'이다. 우리가 어느때 부터인가 특정의 폭력을 체벌이라는 정당성에 길들여져서이지 체벌이 폭력에서 벗어날수 없는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아이들과 같은 입장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을 볼려면 아이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어른의 눈으로는 아이들을 보지 못한다.



 

 


나를 닮은 영원한 라이벌 '정우성' im Gray










나는 잘 웃지  않는다.

아니,  사실  나는 웃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건 어쩌면, 웃어야 할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무엇으로 부터 웃어야 하는지 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긴, 내가 살아 온 삶을 비추어 봐도 사실 난 웃어야 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것 같다.

나는 웃을때 소리를 잘 내지 못한다. 그냥  씨익~! 하고 웃는 방법외에  광고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호탕한 웃음을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은 내가 참 어둡다고 한다. 그늘지게 보인다고도 한다.

맞다.  잘 웃지 않는다고 해서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우울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웃는 모습이 어색한 사람.

아주 오래전 영화 한편에서 나는 나와 같이 잘 웃지 못하는 배우 한명을 발견했다. 1994년 한국영화 '구미호' 에서

고소영과 함께 출연한 몹시도 낯선 '정우성' 이라는 배우였다. 당시  나는  학업을 영위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절이었고,  영화를 본다는 것 조차 부르조아를 들먹일 정도로 사치스런 행위였기 때문에  아는(?) 지인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영사실을 이용해 그 영화를 볼수 있었다. 사실, '구미호' 라는 영화가 개봉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고 출연배우가 누구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연히 보게된 영화'였다. 뭐... 당시엔 고소영이 출연한다고 해서 꽤

이슈가 되었던 모양이다.

사실... 영화를 주의깊게 보지는 못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한것도 아니고(개인적으로 고소영이란 배우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알다시피 '구미호' 라는 전설은 이미 어릴때부터 지겹도록 봐왔던(전설의 고향) 단골소재라

나에게는 그다지 이목을 끌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사실 소파에 몸을 파묻고 있던 나를 살며시 일으킨건

남자배우 때문이었다. 그건 그의 독창적인 어설픈 연기력 때문도 아니었고, 훤칠한 외모때문도 아니었다. 그냥 그 어눌한 표정때문이었다. 표정이나 말투나(연기지만)... 몹시도 어설프고 어눌한, 그래서 숨길수 없는 그런 표정들이 가끔 거울을 보다가 발견하는 나에게서도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난 그 처럼 잘생기지진못했다)

그는 " 어린시절... 나는 소리내서 웃는게 이상할 정도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라고 했다.

그 이후로 나는 그의 영화가 나오면 으례 그 지인의 아르바이트 장소인 극장의 영사실을 찾았지만, 극장 관계자의 눈치때문에  오래가진 못했다.

 

다행이 그의 두번째 데뷔는 (정확한지 모르지만) TV시리즈인 '아스팔트 사나이' 였다. 그는 "싸움을 잘하고 반항적인 인물이지만, 그속엔 따뜻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라고,  자신이 맡은 동석이란 인물을 소개했다. 그의 실제 모습과도 비슷하다. 좌절과 절망을 겪어 본 사람이 아니면 표현할수 없는 불안과 우수가 그의 표정에서 나타난다.  그는 " 나는 어릴때 너무 가난해서 늘 한방에서(가족들이) 잤다. 영화배우로 데뷔하고도 얼마간 내방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한번도 원망해본적이 없었다." 라고 고백한적이 있다. 학창시절 주의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 공상하는 시간이 더 많았고, 어려운 가정환경때문에 중학교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말았다는 고백을 한적도 있다.

그런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나는 잠깐동안 가슴이 아팠던 적이 있었다. 나 역시 고등학교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나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내 노력으로 생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념에 빠져있어서  였는지 모르지만, 학생신분으로 해서는 안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고, 그런 내 자신을 원망해본적은 없지만, 힘들고 지쳐가는 나를 보면서 운적이 참 많았다.

생각해보면, 그의 고백은 그의 외모만큼이나 슬프도록 멋있는데... 나의 고백은 참 서글프다.

그의 영화를 두번째 접한건 유난히도 맵고 더웠던 1996년 여름이었다. 한총련의 연세대점거 시위가 있던 8월 무자비한 여름날 나는 학업의 진로를 놓고 고민을 하던 차에 친구의 권유로 지방에 가있던 어느 선배의 일을 도와주러 갔고, 그 작은 지방의 허름한 극장에서  '본 투 킬(Born to kill)' 이라는 영화를 공짜표를 얻어 관람하게 됐다. 그리고, 잠시 잊고 지냈던 그의 불안한 우수가 가득한 표정에서 역시나 불안한 미래의 나를 발견해 내기 시작한것이다.

몸과 마음이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려서 이젠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절망끝에 오는 편안함(?)을 누리기 시작 할 즈음 가뜩이나 어두운 화면에 그 보다 더 어두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어두워 보이는 '길'을 만나면서 나는 극장 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소리죽여 울었었다. 그의  불안한 우수 가득한 표정때문에....

 

어릴 적, 힘든 삶을 비관한 엄마가 철길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하려 했을 때,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쳐 나온 ...(그의 역중 이름이 '길'이란데서 잠깐 놀랐다. 내 이름중 에도 '길'이 있어서...)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암흑가의 킬러로 키워져 마치 꿈을 꾸듯이 살인을 한다. 말보로 담배, 콜라, 사발면, 냉장고 안의 가득한 현금, 날 시퍼런 칼 한자루, YAMAHA V-MAX 오토바이, 원숭이 치치와의 교류 그리고 가끔씩 주어지는 킬러 임무 대행만이 길의 생활의 전부이다. 귀착점이 어디인지도, 삶의 의미도 모른 채, 행해지는 킬러의 임무가 끝난 뒤 길에게 남은 것은 돈 다발 몇 뭉치와 외로움들.

 

나의 낡은 리바이스, HONDA NSR, 레스폴키타, 그리고, 굶주린 빈주머니 ... 이것이 전부인 나와 '길'은 억지로 끼워 맞춘듯 하나 많이 닮아 있다고 믿었는지 모른다. 나보다 더 낡아보이는 그 극장 구석에서 웅크리고 숨죽여 울던 이유가...

 

좀 더 진화하기 시작한 그의 표정연기는 1997년 '비트' 와 1998년 '태양은 없다' 에서 더욱 그 색깔을 더했다.

'비트' 에서는 이전 '본 투 킬' 의 '길'과 별반 다를게 없었지만, 영화전반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듣기도 했다. 나는 허영만의 만화를 각색해(갠적으로 허영만의 만화를 좋아한다.) 만든거라 해서 개봉하자마자 극장에서 관람하는 성의있는 자세를 보여줬고, 그 성의만큼이나 괜찮았던 영화로 기억된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의 영화인 반면 임창정의 코믹연기가 가세해서 더욱 괜찮았다. 극중 바이크를 타던 정우성이 핸들을 잡은 두손을 놓고 가슴을 한껏 제끼던 모습을 보고 따라해본적이(이때는 리터급 바이크 '하야부사'를 몰던때다.) 있었는데... 아주 위험한 장면을 연출할뻔 해서 따라쟁이들에게 결코 권장하고 싶지 않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나에겐 꿈이 없었어. 하지만 로미야, 지금 이 순간 그리운 것들이 너무 많아. 환규와 태수, 그리고 너와 함께 했던 수많은 시간들. 그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꿈처럼 느껴져. 로미야! 보고 싶어. 하지만 너에게 갈 수가 없어."

'비트'는 청춘물이라 보기엔 조금 험상굿다(지금은 익숙하지만 그때당시로는).

조폭들이 등장하고 극중 정우성의 역인 '민'은 친구인 '환규'를 위해 프리파이터로 나간다. 그리고 또 하나의 친구인  '태수' 는 건달이 되기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민'을 떠난다. '민'은 여자친구인 '로미'를 위해 살려고 하지만, '로미'는 친구의 자살에 책임감을 느껴 방황한다. 이정도만 보면 청춘물로서는 모자람이 없다. 사랑 우정 방황... 하지만,  스무살의 시절로 보기엔 약간 험상굿다 라고 느껴진다.

 

'태양은 없다' 는 정우성과 함께 이정재도 출연했지만, 이정재에게 더 관심이 끌렸던 영화다. 문론 정우성이 출연한다고 해서 보게된 영화지만 말이다. 펀치드렁크 증상에도 불구하고 권투에 미련을 못버리는 도철(정우성), 돈되는 일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비굴하지만 안스러운 홍기(이정재), 스타의 꿈을 품고 사는 나레이터 모델 미미(한고은)... 이 세사람의 안스럽다 못해 위험해 보이기까지한 삶을 그리는 영화다. 여기서도 역시 정우성은 불안한 우수의 표정을 연기한다.

그리고, 그의 영화를 보면 볼수록 자꾸만 나와 연계시켜간다. 하지만, 나는 그를 닮고 싶어 한적은 한번도 없다. 물론, 이글을 보는 사람들이 "어따대구!" 할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 다 그렇듯 어느 배우에게서 그리고, 그의 연기속에서 닮은 자신을 찾는다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단지 그가 유명배우라서가 아니라 그가 연기하는 삶이나 그의 사생활 자체로 보면 그도 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닮은....

그의 영화에 대한 공통점은 대사가 많이 없다 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의 연기력이 형편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의 불안한 우수 가득한 표정 만으로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잔뜩 침묵하고 있다가 한번씩 내뱉는 말투는 어눌하고 분명치 않는 발음 이지만, 상당히 매력을 느낀다. 그의 표정만큼이나 어울리는 목소리와 발음이다. 하지만, 점점 진화하는 그의 영화를 보면 상당히 세련되어진다 라는 표현을 하고싶다. 그의 우수어린 표정이 어둡고 우울해보인다는 것에서 세련되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1999년 영화 '유령'에서는 카리스마의 대명사 '최민수' 를 능가하는 표정연기를 펼쳤고, 같은 해  '러브'에서는 마라토너의 잔잔한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2001년 '무사' 에서는 한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고려인을 연기했다.

그는 또 감독으로서도 활동했는데, 2002년 '러브 비 플랫'이라는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사실 god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이 뮤직비디오는 잘 알지 못한다...

그 이후로 나는 그의 영화 '똥개' '내 머리속의 지우개' '새드무비'를 DVD를 통해서 봤는데... 조금씩 조금씩 그의 표정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그 만큼 나는 그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가 웃는것에 익숙해질만큼 나는 점점 더 웃음이 없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팠고, 아픈것 외엔 다른걸 생각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배신감이 들기도 했다. 그는 불안한 우수가 가득 배어있는 표정이 어울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의 표정은 어눌하고 슬퍼보이지만, 불안한 우수는 더이상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2006년에 만난 정우성은 '데이지' 에서 불안한 우수를 되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불안한 우수를 찾은것 말고도 사랑하는 사람의 그 아릿한 표정을 지을줄 알게 되었다. '데이지'는 그 영화의 배경이 연기하는 배우보다 더 낫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난 역시나 정우성 때문에 보게 되었고,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전부는 아니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영화에 좋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내 몸에선 늘 화약냄새가 난다. 아마 내 영혼 또한 그런 냄새일것이다."

라는 그의 대사처럼 나는 오랫동안 감추고 지냈던 나의 치부하나를 가슴에서 꺼집어 내고는 이렇게 중얼거린적이 있다.

"내 가슴엔 심장이 두개다, 내 하나뿐인 영혼은 두개의 심장중에 어디쯤 숨어있나..." 라고.

그리고, "그녀를 알고나서 나는 살고 싶어졌다." 라고 말하듯, 나 역시 살고 싶어지기 시작했다.

 

이렇듯, 그는 늘 내 주위에 살아있다(아니면 내가 그의 주위에...).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를 닮은 '라이벌'로서 긴 시간을 함께 지나온 배우이다. 나는 그의 팬이 아니다. 그는 배우로서,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나를 많이 닮아 있다. 그리고, 그의 새영화가 소개될 즈음이면 나는 그 영화의 내용이나 완성도 보다 그의 표정을 제일 먼저 살핀다. 그의 표정연기 말이다. 그는 몇마디 대사가 없어도 그 어눌한 표정만으로도 충분할것 같은 몇 안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처음의 그 어색한 표정보다는 많이 쇠퇴되고 때가 묻어버렸지만, 그는 아직 여전히 충분한 표정을 가지고 있는 배우다.

이번에 개봉하는 '놈놈놈' 은 아직 많은 정보를 탐독하지 못했다.

솔직히 많은 발빠른 소문들이 돌아 다니긴 하지만, 이번 영화만큼은 아주 깨끗한 상태에서 (개봉영화들 마다 사전 정보를 취득하고 나서 영화를 보는 편이라) 이 영화를 관람할 생각이다. 솔직히 말하면, 평이 별로 않좋다는 말에 큰 기대는 안하고 있지만, 정우성의 연기가 또 어떻게 진화했을까 하는(발전했는지 백스텝했는지) 궁금증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 하고 싶어서 인지 모른다.

 

지금은 그의 웃는 모습 만큼이나 나도 웃는것에 익숙해지고 싶은지 모른다.

웃는게 어색한 표정의 '정우성' 보다 어느 표정이나 충분히 잘 연기할수 있는 '정우성' 이라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비슷한 시절을 살고, 닮은 모습으로 살아 온, 또는, 살아가는 '정우성' 이라는 배우에서 나는 여전히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나도 그와 같이 진화하면서 살고싶다.

그는 나를 닮은 영원한 라이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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